[오늘의 지구촌/더 타임스]블레어총리 지지당원 확보해야

  • 입력 1998년 10월 1일 19시 18분


지난주 열린 영국 노동당 전당대회에서 토니 블레어 총리는 수세에 몰렸다. 블레어 총리의 열성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동당의 전국 집행위원회(NEC) 위원 가운데 6명을 새로 뽑은 결과 좌파성향의 풀뿌리연맹이 4석을 차지했고 그의 직계 추종자들은 불과 2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선거전까지 노동당은 수만명의 신입당원을 얻었다. 블레어가 당수가 되자 그에게 매료된 사람들이 대거 가입한 것이다. 그러나 블레어가 총리에 취임한 후 이같은 추세는 점차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노동당이 집권하도록 성심성의껏 당을 도왔지만 목표가 달성된 뒤에는 정치적 활동에 대해 무관심해졌다.

당에 남은 사람은 대부분 정부를 싫어하거나 정부에 비우호적인 태도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사람들이다. 이를 의식한 듯 블레어 총리는 전당대회에서 “당신들은 꿈속의 노동당정부와 현재 노동당정부를 놓고 저울질할 것이 아니라 현재의 노동당정부와 과거 보수당정부를 비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어쨌든 노동당은 블레어와 정부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정부에 실망한 사람으로 나뉘어 있다. 블레어는 좌파성향의 세력을 당내에서 최대한 배제하려는 전략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그는 좌파들과 함께 당을 꾸려갈 수 밖에 없다. 풀뿌리연맹은 블레어와 당의 노선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세력으로 자리잡을 지도 모른다.

블레어총리는 표를 달라고 호소할 것이 아니라 정당한 논쟁과 설득작업을 통해 당원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정리〓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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