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졌다 하면 대형참사로 이어지는 항공사고의 특성을 고려할 때 최근 두달사이 7건의 사고를 낸 대한항공에 대해 정부가 항공면허 부분취소의 중징계조치를 내린 것은 온당한 행정처분인 것 같다. 국적기인 대한항공의 대외신인도 추락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한데도 국제선을 포함해 국내선의 상당부분을 감축운항토록 한 것은 안전불감증에 대한 일대 경고로 이해된다.
▼잇단 사고에 대해 단순고장이 대부분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정부의 사고조사보고서를 보면 승객들이 불안해서 탈 수 있겠나 하는 대목이 하나 둘이 아니다. 너트를 제대로 조이지 않아 오일이 샌 결과 엔진 유압계통에 이상이 생기는가 하면 부식된 랜딩기어 잠금장치 때문에 비상착륙과정에서 바퀴가 터진 사고는 누가 보아도 인재(人災)의 성격이 짙다.
▼대부분의 사고가 조종 정비 문제와 얽혀 있어 근무자세나 운영시스템에는 문제가 없는지 의심스럽다. 정부가 내린 사상 최초의 노선운항 감축 조치에 대해 대한항공측은 가혹하다고 주장할지 모르나 심기일전의 기회로 삼는다면 좋은 약이 될 것이다.징계기간 중 철저한 자체점검과 각고의노력으로 ‘기본수칙도 잘 안지킨다’는 오명을 벗기 바란다. 항공사고가 10대 뉴스에 오르는 비극이 또 있어서는 안된다.
〈임연철 논설위원〉ynch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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