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농구대잔치 두경기서 1득점…나래 『냉가슴』

  • 입력 1998년 10월 11일 19시 58분


쓰자니 열받고, 빼자니 아깝고….허재(33)는 나래블루버드의 ‘계륵’인가.

98농구대잔치 개막전인 8일 현대다이냇전에선 20분을 뛰었으나 단 1득점. 10일 SK나이츠전에선 1쿼터만을 뛰고 무득점. ‘농구천재’로 불리는 허재로선 창피스러운 기록이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정인교와 맞트레이드로 기아엔터프라이즈를 떠난 허재. 여기에 내년 졸업선수 드래프트 1순위를 기아에 양보하기로 한데다 원년 용병랭킹 1위인 윌리포드의 트레이드 역시 옵션이라는 소문이 파다, 나래로선 3명을 내주고 허재를 ‘모셔온’ 셈.

그렇다면 허재는 3명의 몫을 해내야 하는데 실상은 딴판이다.

허재는 현대전에서 1,4쿼터를 뛰었다. 나래는 4쿼터에서 허재를 신기성대신 포인트가드로 기용했으나 실패작. 3쿼터까지 앞서던 나래는 4쿼터에서 허재가 실책을 남발하는 바람에 역전패했다.

허재의 부진은 무엇때문인가. 나래 코칭스태프는 △볼을 너무 오래 갖고있는데다 △스피드가 없고 △리바운드나 수비 등 궂은 역할을 기피하는 것을 허재의 문제점으로 꼽는다. 여기에 체력이 달려 20분이상을 뛰기 어려운 것도 결정적인 취약점.

이에 따라 나래의 코칭스태프는 허재를 뺀 베스트5를 구상해놓고 있을 정도.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부러진 손에 붕대를 감고 뛰던 MVP의 모습은 간 곳이 없다.

문제는 다음달 막오르는 프로농구. 지금대로라면 프로농구에서도 허재가 설 땅은 없다. 그렇다면 팀을 위해서도, 본인을 위해서도, 그리고 팬을 위해서도 큰 손해다.

나래 코칭스태프는 “허재가 처음보다는 많이 나아진 편”이라고 말했다. 7월말 팀에 합류했을 때만 해도 툭하면 허리가 아프다고 훈련을 빼먹기 일쑤였는데 지금은 다르다는 것.

농구인들은 “허재는 마음가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내가 없으면 안된다는 식의 자만감을 털어내지 않는 한 기아시절에 이어 다시 독불장군의 오명을 면키 어렵다는 것.

허재는 올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제는 마음을 갈아입을 때다.

〈최화경기자〉bb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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