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두팀 모두 ‘불방망이팀’이라는 것. 수비가 다소 처지는 대신 타격은 한번 터지면 봇물과 같다. 페넌트레이스 팀타율이 삼성은 0.268, LG는 0.267로 그 차이가 거의 없다.
둘째, 양팀 모두 ‘안방’을 책임지고 있는 포수를 비롯해 내야가 무르다는 것.
LG는 포수 김동수가 공수에서 발군이지만 부상 등 만약의 경우 그야말로 대안이 없다.
또 삼성은 포수가 3명이나 되지만 모두 다 고만고만하다. 양용모와 정회열은 공격은 그런대로 만족할 만한 수준이지만 수비가 시원찮고 김영진은 수비는 잘 하지만 공격이 맘에 안든다.
두 팀은 투수들조차 ‘적당히’ 무르다. 해태의 이대진 임창용, 현대의 정민태 정명원 같이 위압감을 주는 투수가 없다. 한마디로 타자쪽에서 보면 호락호락하다. 그래서 양팀이 만나면 난타전을 벌여 점수가 무척 많이 난다.
셋째, 양팀엔 빼어난 왼쪽타자가 많다. LG는 김재현 이병규 서용빈 심재학에 스위치타자인 용병 펠릭스까지 버티고 있다. 삼성은 양에서는 뒤지지만 질에 있어서는 이에 못지 않다. 이승엽 양준혁 쌍포에 신예 강동우가 있기 때문.
넷째, 큰 경기에 강하다는 해태 호랑이 출신들이 양팀 똑같이 3명씩 있다. 삼성의 조계현 이순철 정회열, LG의 최향남 송유석 안상준이 바로 그들. 큰 대회에 강한 이들이 무슨 일을 저지를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다섯째, 두팀의 천보성(45)감독과 서정환(43)감독은 경북고 선후배사이이자 같은 내야수 출신. 여기에 두팀은 지난해 5월 부정방망이 사건으로 생긴 앙금이 지금도 남아 있어 서로에게 지고는 못살 만큼 강한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다.
이는 양팀이 시즌중 네차례의 1점차 승부와 3번의 연장전을 펼친 것만 봐도 잘 알수 있다.
이밖에 양팀엔 페넌트시리즈 MVP투표에서 ‘물먹은’ 김용수(LG)와 양준혁(삼성)이 그 한을 풀기 위해 벼르고 있고 부상에서 돌아온 서용빈(LG) 신동주(삼성)가 역시 화려한 재기를 꿈꾸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더구나 파라와 앤더슨이 버티고 있는 용병 마무리도 닮은꼴. 이들은 하나같이 불을 끄기 보다는 불을 지피는 ‘이상한 소방수’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김화성기자〉mar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