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전문가의견]예루살렘 애드리 교통청장

  • 입력 1998년 10월 18일 18시 01분


“전쟁을 많이 겪은 이스라엘이지만 전쟁보다 오히려 교통사고로 죽은 사람이 더 많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로 교통사고 문제가 심각합니다. 예루살렘의 경우만 해도 올 상반기에 무려 1천3백70건의 교통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루벤 애드리 예루살렘 교통청장(50)은 “대부분의 교통사고는 과속때문이라는 분석에 따라 지난 96년 속도위반 벌금을 2백쉐켈(약 6만원)에서 5백쉐켈(약 15만원)로 대폭 올렸으나 좀처럼 사고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예루살렘 교통청은 또 네거리 사고가 많다는 점에 착안, 지난해 네거리 9백여곳의 길모퉁이를 원형으로 만들었다. 운전자가 방향을 바꿀때 급하게 핸들을 꺾지 않고 원을 따라 가도록 가각(街角)을 정리한 것.

이와함께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도로 곳곳에 교통사고 사망자와 부상자수를 알려주는 전자 입간판도 세웠다.

“예루살렘에는 관공서가 몰려있는데다 각종 정치적 집회와 종교행사가 잇따라 열려 늘 북적거립니다. 그러나 예산이 부족한데다 곳곳에서 문화재발굴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당장 도로를 확충하고 터널을 개설하는 등의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애드리 청장은 “특히 지방에서 예루살렘으로 들어오는 고속도로가 1개 밖에 없어 늘 체증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 때문에 운전자들이 점점 더 난폭해지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운전자의 짜증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의식개혁 캠페인 등으로 운전문화를 바꾸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예루살렘〓허문명기자〉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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