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찢기거나 벌레 먹은 잎새일수록 더욱 더 예쁘게 물든다니, 가을의 저 화려한 성장(盛裝)은 정녕, 이 생(生)의 서러움 떨어내는 상여의 깃발이었던가. 맑음. 아침 7∼14도, 낮 16∼22도.
이 가을, 한 그루 단풍나무가 되고 싶은 시인. ‘…어쩌자고 빨갛게 달아오르는가/너 앞에서, 타오르고 싶은가/…확, 불이 붙어 불기둥이 되고 싶은가/가을날 후미진 골짜기마다 살 타는 냄새 맑게 풀어놓고/서러운 뼈만 남고 싶은가…’(안도현)
〈이기우기자〉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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