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창]김영웅/부족마다 姓다른 나이지리아

  • 입력 1998년 10월 22일 19시 53분


나이지리아는 서부 아프리카 국가중에선 보기 드물게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인구가 1억명 이상이며 약 2백50개 부족이 모여 사는 대국이다.

종족간에 심각한 갈등이 있는 반면, 같은 종족끼리는 형제와 같은 친근감을 보이며 서로 돕고 산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부족이 다르면 성명도 확연히 구분된다. 이점이 우리 무역관의 골치아픈 업무를 신속히 처리해주는 해결사노릇도 한다. 일부 사기성이 있는 수입상들은 외국인이 나이지리아인의 성명에 대한 정보가 어두운 점을 이용, 다른 종족의 성을 합친 엉뚱한 이름을 만들어 순진한 외국의 파트너를 속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며칠전 한 국내업체가 사기여부를 문의해 왔다. 나이지리아측 상대자 성명이 MR.TU NDE CHIKA였는데 TUNDE의 경우 요르바족(族)의 성인 반면, CHIKA는 이보족(族)의 성이기 때문에 사기꾼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고 거래를 중단하라고 회신할 수 있었다.

정반대의 경험도 있다.나이지리아 수입상이 한국의 거래 파트너가 잠적했으니 찾아 달라며 무역관을 찾았다. 파트너 이름이 HANNY PARK이라고 만 적혀 있어 도저히 손을 쓸 수없는 상황이라 당황했다.

요즘 영어식 이름이 유행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요긴한 측면도 있을 것이고 국제화 감각에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경험해 본 바로는 영어식 이름이 자칫 신뢰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김영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