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시군 공무원, 친절봉사 아이디어 「만발」

  • 입력 1998년 10월 23일 11시 20분


포항시청 공무원들은 옆집에 사는 주민들의 민원서류를 신청받아 오후에 배달한다. 안동시청 공무원들은 근무시간을 돈으로 환산, 근무강도를 높이고 있다.

경북도내 각 시군 공무원들의 근무자세에 이처럼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포항시(시장 정장식·鄭章植)는 전체 공무원 2천1백18명의 자택을 ‘민원봉사의 집’으로 지정, 매일 인근 주민들로 부터 민원서류 발급신청을 받아 출근토록 하고 있다.

공무원의 집 대문에는 자택 전화번호와 민원서류 신청방법 등이 적힌 스티커가 부착돼 있어 인근 주민들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주민들이 시청이나 동사무소에 가지 않고도 ‘민원봉사의 집’을 이용, 발급받을 수 있는 민원서류는 호적등초본과 주민등록등초본 등 20여 가지.

공무원들은 퇴근 후 전날 부탁 또는 신청받은 민원서류를 신청인 집 우편함에 투입하거나 아파트관리사무소에 전달하는 식으로 직접 ‘배달서비스’까지 하고 있다.

안동시(시장 정동호·鄭東鎬)가 벌이고 있는 ‘공직자 초(秒)관리운동’은 공무원의 일거수 일투족을 금액으로 환산, 비용의식을 높인 경우.

즉 6급 20호봉 공무원의 경우 ‘연봉÷12개월÷25일〓일당’으로 계산한 뒤 하루 근무시간으로 나눠 초당 단가를 4.3원으로 산출했다.

이 경우 △사적(私的)으로 전화 1통화(3분)하면 7백74원 △5분동안 담배한대 피우면 1천2백90원 △10분동안 커피한잔 마시면 2천5백80원이 낭비되는 셈.

이경락(李京洛)부시장은 “이 공무원이 근무시간 중에 30분을 허비하면 7천7백40원, 하루 온종일 놀면 12만3천8백40원의 세금을 허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문경시는 임산부와 노약자 등 거동이 불편한 민원인을 위해 차량을 대기시키고 있으며 상주시는 민원인을 대상으로 친절여부를 가리는 출구조사를 하는 등 도내 각 시군 공무원들이 주민편의를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포항·안동〓이혜만기자〉ha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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