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에서 채화한 불을 일본 사쓰마(薩摩)로 가져가는 한국해양대 실습선한나라호에 함께 승선, 줄곧 불씨를 지킨 15대 심수관(沈壽官·39)씨. 그는 “불씨를 조선 도공의 후예들과 함께 나눠 ‘불만 일본 것을 썼오’라고 절규한 옛 조상들의 넋을 기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호는 20일 부산 한국해양대 전용부두에서 출항, 4백년전 조선 도공들이 끌려갔던 뱃길을 그대로 따라 21일 오후 일본 가고시마(鹿兒島)현 구시키노(串木野)시 해변에 도착했다.
15대 심수관씨는 이번 4백년제 행사가 끝나면 아버지 14대로부터 가업의 계를 받을 예정. 그는 86년 신혼여행때도 경북 청송과 전북 남원을 다녀갔고 경기도 이천에서 1년간 도예 수업을 받을 정도로 와세다(早稻田)대학졸업후 줄곧 한국과 도예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그는 “젊었을 때는 아버지가 ‘(한국에)가라’‘(도예를)해라’고 해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그 참뜻을 느끼겠다”며 “장남에게도 16대를 물려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쿠시키노(일본)〓허 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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