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교통사고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음주운전으로 숨지는 사람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8%가 넘는다. 운전면허 취소는 60%, 뺑소니사고는 30%가 음주운전에서 비롯된 것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97년 한해동안 음주운전으로 1천4명이 숨졌고 3만6천23명이 부상했다.
경찰의 지속적인 단속과 홍보에도 불구하고 전체 교통사고중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는 △91년 3.1%(8천3백77건) △93년 5.7%(1만4천9백61건) △95년 7.1%(1만7천7백77건) △97년 9.3%(2만2천8백92건)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음주운전사고가 이처럼 늘고 있는 것은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관대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도로교통안전협회가 지난해 교통사고 법규위반 등으로 벌점이 30점이 넘어 면허를 정지당한 1천1백68명의 운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자.
조사대상자의 41.5%가 ‘모임에 나갔을 때 차를 가지고 왔다는데도 주위에서 술을 권했다’고 응답했다. 일반적으로 음주운전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또 72.3%는 ‘실제로 음주운전을 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음주운전시 음주량에 대해서는 소주로 환산했을때 반병정도(31.0%)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1, 2잔(27.7%) 반병∼1병(23.6%) 1병∼1병반(8.8%)의 순이었다.
이와 함께 음주운전 경험자의 62.2%는 자신이 대답한 음주량이 ‘운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엄청난 착각’이다. 전문가들은 혈중알코올농도가 0.06%(소주2잔 정도)면 교통사고 확률이 정상시의 배가 되고 △0.10%에서는 6배 △0.15%에서는 25배로 높아진다고 충고한다.
또 충돌사고시 음주운전자는 정상 운전자보다 사망할 가능성이 3.85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도로교통안전협회 이원영(李元榮)수석연구원은 “비록 선언적인 규정일지라도 운전할 사람에게 술을 권하는 것을 금지하고 술을 마신 줄 알면서 운전을 하도록 방치하면 처벌하도록 법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상습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강도를 높이고 이들을 특별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