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국감 초반부터 자료제출 문제를 둘러싸고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헌재(李憲宰)금감위원장을 거칠게 몰아붙이는 바람에 여야의원간 고성이 오가는 등 소란이 빚어졌다.
의사진행 발언에 나선 한나라당 이사철(李思哲)의원은 “최근 국회의원들에 대한 무차별적 계좌추적이 벌어지고 있다”며 “검찰 등 수사기관의 계좌추적 요구 건수와 불법적인 계좌추적 건수의 통계를 제출하지 않는 이유가 뭐냐”고 추궁했다.
김영선(金映宣)의원도 “5개 퇴출은행에 대한 경영평가계획서 제출을 요구했는데도 자료가 오지 않고 있다”면서 책상을 치며 고성을 질러 회의가 30여분간 중단됐다.
오후 들어 시작된 은행 임직원에 대한 증인 신문에서 여야의원들은 정부의 퇴출은행 선정기준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퇴출된 충청은행의 대주주인 자민련 이인구(李麟求)의원은 “정부가 인수은행과 제일 서울은행에 지원한 1조원이상의 자금이 충청은행에 지원됐다면 퇴출당할 이유가 없었지 않았느냐”며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선의원은 “대동과 동남은행은 정부의 시책에 따라 중소기업을 집중지원함으로써 오히려 불이익을 봤다”며 “미리 퇴출대상 기업을 정해놓고 BIS비율로 짜맞춰나간 듯한 인상이 짙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회의 김민석(金民錫) 이석현(李錫玄) 채영석(蔡映錫)의원 등은 은행퇴출 기준보다는 은행 인수합병 과정에서의 문제점과 특정금전신탁 가입으로 손해를 본 예금주들에 대한 대책 등에 질문의 초점을 맞췄다.
퇴출은행장들은 답변에서 “열심히 일을 했으나 은행이 퇴출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주주님들께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며 고개를 떨궜다.
은행장들은 또 “퇴출당한 사실이 억울하지 않느냐”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유도성질문에 대해 “그 당시 상황으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며 대체로 정부의 퇴출결정을 수긍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