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휴 윌슨. 주연 니콜라스 케이지, 셜리 맥클레인. 94년작. 니콜라스 케이지를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의 세기말적 음울함이나 ‘페이스 오프’의 반사회적 광기(狂氣)의 상징으로만 생각하면 그의 또다른 진가를 놓치는 것.
이미 코엔형제 감독의 ‘아리조나 유괴사건’(87년)에서 절정의 코믹연기를 과시했던 케이지는 ‘퍼스트…’에서도 ‘보디가드’의 케빈 코스트너의 엄숙함에 익살스러움을 이리저리 섞어놓은 듯한 경호원 더글라스 역을 기막히게 소화해냈다. 대통령 미망인 테스 카일라일역의 맥클레인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테스를 경호하게 된 더글라스는 테스가 바라는 자유로운 삶이 경호규칙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둘은 사사건건 충돌하면서도 서로를 신뢰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테스가 경호원을 따돌리고 드라이브를 가는데…. 원제 ‘Guarding Tess’(레너드 멀틴 ‘영화가이드’의 평가 ★★★)
▼ 죽어야 사는 여자(MBC 밤11·50)
감독 로버트 저매키스. 주연 브루스 윌리스, 메릴 스트립, 골디 혼. 92년작. 병들지않고 젊음을 유지한 채 영원히 살고 싶어하는 인간의 바람, 만약 그 꿈을 이룬다면 과연 어떤 삶이 펼쳐질까? 기발한 발상이 눈길을 끄는 블랙 코미디. 목이 뒤로 꺾인채 걸어가고, 몸에 총알 구멍이 난채 움직이는 등장인물의 특수효과가 조금 역겨운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아카데미 특수효과상을 받았다.(레너드 멀틴 ‘영화가이드’의 평가 ★★)
▼ 이브의 모든 것(EBS 밤10·10)
감독 조셉 멘케비치. 주연 앤 박스터, 베티 데이비스. 50년작. 연극무대 이면에서 벌어지는 배우와 광적인 팬, 비평가와 작가의 관계를 냉소적이면서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여성심리극의 대표작. 특히 한 여성이 다른 여성의 이상적 모델이 되면서 벌어지는 여성간의 관계를 감독 멘케비치 특유의 섬세한 카메라워크로 담아내 작품상 등 아카데미상 6개부문을 수상했다. 순진한 시골아가씨 이브(박스터)는 연극계의 대스타인 체닝(데이비스)의 광적인 팬이다. 어느날 이브는 체닝의 환심을 사 그녀의 비서가 되고 곧 그녀의 사생활에 깊숙히 개입하면서 대역까지 하게되는데….(레너드 멀틴 ‘영화가이드’의 평가 ★★★★)
〈이승헌기자〉yengl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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