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원들간의 공방이 아닌 야당의원과 피감기관장간 감정섞인 설전(舌戰)이 도를 넘어 정회소동까지 빚은 것. 이날 설전의 주인공은 한전 장영식(張榮植)사장과 한나라당 신영국(申榮國)의원.
신의원은 국감 시작부터 5월 ‘낙하산인사’시비를 불러 일으키며 취임한 장사장을 물고 늘어졌고 장사장은 다른 피감기관장들의 고분고분한 태도와는 달리 ‘꿋꿋하게’ 맞섰다.
신의원은 먼저 장사장의 업무보고가 2시간 가까이 진행되자 “사장의 업무보고가 너무 느리고 답변도 왔다갔다 한다”고 긁고 나섰다. 그는 나아가 “66세로 연세가 높고 부임한 지 6개월밖에 안돼서 그런 모양인데 부사장이나 기획본부장이 대신 보고하는 게 어떠냐”고 한술 더뜨기도 했다. 이에 장사장은 “발언권을 얻어 발언하라”는 서석재(徐錫宰)위원장의 제지마저 뿌리치고 상기된 얼굴로 “나는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34년간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쳐왔고 더구나 스키선수였다”고 반격했다.
장사장은 또 신의원이 자신의 보고스타일을 계속 비꼬자 “나는 즉답할 것은 즉답하고 설명할 것은 설명한다. 나이를 갖고 문제삼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맞받아쳤다.
맹형규(孟亨奎)의원은 “사장이 ‘한전에 오니 적진에 온 것 같다. 수구세력을 숙청해버려야겠다’는 등 말을 함부로 해왔다는 말이 많다”며 장사장의 평소 언행을 문제삼은 뒤 “독선적이고 험악하게 한전을 운영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문 철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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