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졸 지명선수와 입단 협상을 벌인 프로야구 LG 운영부의 한 관계자의 말이다.
15일 마감된 99프로야구 고졸 우선지명선수 계약.
선수가 구단을 상대로 큰소리치던 예년과는 사뭇 달랐다. 구단이 선수 위에 군림하는 모습이 두드러진 것.
LG와 접촉한 신일고 유격수 조재영은 1백m를 11초대에 달리는 빠른 발에 센스까지 겸비, 유지현의 대를 이을 유망주로 꼽히는 선수.
그러나 조재영은 LG가 제시한 1억3천만원의 계약금에 순순히 따랐다. 1년만 일찍 졸업했다면 최소 2억원은 받았을텐데…. ‘아, 옛날이여’가 저절로 나올만 하다.
OB도 1차 우선지명 선수인 구자운(서울고)과 계약할 때 같은 경험을 했다.
구자운은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한 백차승(부산고)과 쌍벽을 이룬 기대주. 4월 내한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스카우트로부터 비밀 테스트까지 받았다.
그러나 그가 OB에서 받은 계약금은 2억5천만원.
3억∼4억원을 넘던 종전 신인 계약금에 비하면 크게 낮아 진 것이다.
거품이 빠진 이런 현상은 대졸 선수들에게서 더 두드러진다. 실업자가 되기 보다는 싼 값에라도 운동을 하는 것이 낫기 때문.
삼성은 메이저리그 진출설이 떠돌던 한양대 에이스 정성렬에게 계약금 6천만원 카드를 내밀었다.
해태도 유동훈(성균관대)에게 8천만원을 제시했다. 예전같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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