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를 보면서 우리와 다른 여러가지 제도를 발견할 수 있었다. 우선 선거의 전산화다. 투표자들은 우리나라처럼 투표용지에 붓두껍으로 표시를 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수능시험을 치르듯 컴퓨터용지에 표시한 후 스캐너에 직접 투입해 컴퓨터가 자동집계하도록 한다.
둘째로 정당수가 엄청나게 많다. 이 나라에는 무소속 출마라는 것이 없고 모두 정당을 만들어 후보 등록을 하는데 이번 선거에 나선 정당수는 무려 57개였다. 셋째, 정당에 대한 투표와 인물에 대한 투표가 혼재한다. 주지사는 인물에 대한 투표다.
그러나 주요 정당만 후보를 내고 나머지 정당들은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 어떤 후보는 20여개 정당의 후보로 추대되기도 했다. 주당 2명씩 뽑는 상원의원은 정당에 대한 투표다. 투표자들은 정당에 대해서만 투표하고 상원의원은 각 정당이 미리 선관위에 낸 리스트에 의해 자동 결정된다.
마지막으로 소수당에 대한 보호제도다. 투표대상이 되는 상원과 하원의원수는 48명과 1백89명이지만 실제 의원수는 이보다 많다. 그 이유는 사표가 되어버린 소수당의 표를 보호하는 장치가 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의 독특한 선거제도는 나름의 역사와 문화를 배경으로 한 것이지만 투표 전산화나 소수당 보호제도는 우리도 한번 검토해볼만 하지 않을까 싶다.
민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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