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막상 얼굴을 마주보고 몇마디 얘기를 나누면서 설레이던 마음은 산산이 부서졌다. 그 애들이 툭툭 내던지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장난이 뒤섞여 있었다. 불쾌한 표현들도 적지 않았다. 마치 나 자신이 인스턴트 상품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성개방의 물결이 무척 거세다. 젊은이들의 성의식이 자유롭다는 것을 느끼기에 어렵지 않다. 그러나 솔직히 같은 학생의 입장에서 좀 지나치다는 느낌을 가질 때도 많다. 봉건적인 성의 굴레를 벗어던지는 것도 좋지만 성해방이란 명목아래 성문란을 초래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구난영<대학생·대전 중구 산성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