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개월만에 외출을 하는 그녀의 설렘이 느껴졌다. 그러나 대문을 나설때부터 시작하여 움푹 팬 도로, 불법 주차된 자동차들, 인도에 우뚝 서 있는 각종 물건들이 우리의 나들이를 방해했다.
미국은 ‘장애인들의 천국’이요 한국은 ‘장애인들의 지옥’이라는 말을실감할수있었다.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 그립기도 하고 5천원짜리 티셔츠를 사입고 싶어 외출을 고대했던 그녀의 마음이 상하지 않았을까 걱정이 되었다.
이것저것 구경하고 시장을 돌아보는데 주위의 시선들이 집중되었다. 놀란듯이 쳐다보는 그들의 표정은 장애인을 정상인처럼 대하지 못했던 내 모습 그대로였다.
그녀를 만난지 2개월째. 그녀는 거의 매일 웃는다. 나는 그녀의 웃음에서 인생을 배운다. 최순애. 나는 그녀에게서 움츠리는 모습을 한번도 본적이 없는 것 같다. 가슴이 죄어왔다. 가진 것에 대한 감사가 너무 부족했기 때문에. 물질적인 것에 너무 치우쳐 진정으로 찾아야 할 것을 잊고 살아온 것은 아닐까. 건강한 사람들의 끝없는 욕망이 어깨를 무겁게 한다.
박종심(전남 목포시 용당1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