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간 친구들의 사망원인은 암이나 혈압관련 등 성인병이 대부분이었다. 40대의 돌연사가 크게 늘었다는 신문보도도 김씨를 주눅들게 했다. 결국 김씨는 한 대학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받았다.
검사결과 간경화 초기라는 진단이 나와 약 한달 정도 통원치료를 받았다. 그러던중 회사의 구조조정으로 직원이 줄어들면서 업무량이 늘어나자 건강관리는 뒷전으로 밀어놓았다.
김씨는 2개월 뒤 회사를 방문한 설계사의 권유로 암보험을 들었다. 만일의 사태가 생길 경우 가족이 걱정됐기 때문. 1년이 지나 김씨는 회사의 정기검진에서 뜻밖에 위암초기 판정을 받았다.
김씨는 즉시 보험금을 청구해 수술을 했다. 그런데 보험사는 위암에 대한 보험금은 지급했지만 동시에 보험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 김씨측이 항의하자 보험사는 과거 병력을 정확히 알리지 않은 탓이라고 말했다.
보험계약 청약서에는 피보험자의 과거 건강상태를 묻는 항목이 있다.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는 반드시 이 항목을 꼼꼼히 읽어보고 사실대로 기록한 뒤 반드시 자필서명을 해야 한다. 상법 제651조는 청약서상의 중요 질문사항에 대한 고지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만일 사실과 다르면 보험사는 계약자나 피보험자의 고지의무 위반으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김씨의 경우 1년여전 한달간 간경화 치료를 받았다는 점을 기록하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나 계약이 해지된 것이다.
왕성석(생보분쟁조정1과장)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