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중위 누구?]명예 소중히 여긴 「장군의 아들」

  • 입력 1998년 12월 10일 19시 19분


‘아버지의 뒤를 이어 참군인이 되고자 했던 청년 장교.’

고 김훈(金勳·25·육사 52기)중위의 한 육사동기생은 이같이 김중위를 평가했다.

그가 밝힌 김중위에 대한 일화는 많다. 94년 육사 3학년 때 혹독한 공수훈련을 마친 뒤에도 김훈생도는 ‘나와의 싸움에서 이기고 싶다’며 남들보다 4∼5㎞를 더 뛴 적도 있었다.

그는 또 아버지같은 군인이 되기위해 늘 노력했던 사람이었다.

그의 아버지 김척(金拓·55·예비역 육군 중장)씨는 육사 21기로 65년 임관한 뒤 월남의 전투소대장, 사단장, 군단장 등을 거쳐 지난해 11월말 3군 부사령관으로 예편한 육군의 야전통.

현역시절 ‘군의 FM’이라는 별명답게 꼼꼼한 원칙주의자였던 김씨에게 김중위는 든든한 아들이자 자랑스러운 군의 후배였다.

김씨는 “휴가나온 아들과 군내 여러 문제에 대해 격론을 벌이곤 했다”면서 “지금도 ‘조국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아들의 다짐이 귓가를 맴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중위를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김중위가 탁월한 리더십과 인내력을 지닌 촉망받는 군인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군내 비리에 한치의 타협도 있을 수 없다는 태도를 지닌 장교였다.

또 그는 항상 메모를 하고 이를 컴퓨터에 저장하는 꼼꼼한 성격이었으며 그가 남긴 메모에는 최전방 소대장으로서의 자부심과 명예심이 구절구절 담겨있을 정도로 긍지에 찬 젊은 장교였다.

김중위측 안병희(安秉熙·37)변호사는 “김중위는 3성 장군의 아들이자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명예와 신앙을 소중히 생각했던 인물로 그가 자살했다는데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상호·이헌진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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