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사회민주당 소속의 루트 드라이푸스(58) 내무장관이 9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2백37표중 1백58표를 얻어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드라이푸스는 첫번째 유태계 스위스대통령이기도 하다. 스위스는 유럽에서 가장 늦은 1971년에야 여성에게 투표권을 부여한데다 유태인의 시민권행사를 인정한 마지막 국가여서 드라이푸스의 대통령선출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낙태옹호 여권신장 환경문제 등에 큰 관심을 기울여온 드라이푸스는 대통령으로 선출된 후 “우리 여성들은 소수로 취급됐지만 이제 다수임을 입증했다”며 “나는 단지 다른 여성들을 위해 길을 연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이푸스는 스위스 역사상 두번째이며 현 내각의 유일한 여성각료. 호텔직원 기자 등을 거쳐 81년 스위스 노동조합연맹 사무총장이 된 드라이푸스는 93년 내무장관으로 발탁돼 정계에 입문했다.
스위스에서 대통령직은 7명의 각료가 1년씩 윤번제로 맡아 대외적인 외교 및 의전위주의 활동만 하고 있다.그러나 드라이푸스는 “스위스가 유럽연합(EU)과 유엔에 가입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정치적 주장을 펼쳐왔기 때문에 그가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동안 스위스의 정통 비동맹 중립노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2차대전중 나치에 의에 학살된 유태인 희생자들의 재산이 보관된 스위스은행들과 희생자 유족대표 사이의 보상합의에 따라 최근 스위스에서 반(反)유태 감정이 고개를 들고 있어 유태계인 그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허승호기자〉tige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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