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 때 했던 군고구마 장사를 시작으로 갖가지 노점상을 거친 끝에 체인본사를 차린 인생역정이 그렇다.
창업 자금은 불과 수백만원. 그러나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형의 자본 덕택에 창업이 가능했다. 오랜 노점상 생활을 통해 쌓은 노하우가 창업에 큰 도움이 됐기 때문.
군고구마 장사로 첫발을 내디딘 최사장의 노점상 경력은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에는 보리차 장사로 이어졌다. 서울 경동시장에서 보리차를 도매로 구입, 집 근처 면목동시장에서 소매로 파는 일이었다.
이때 체득한 장사 요령은 박리다매. 다른 상인들은 한 되에 3백원씩 받고 팔았지만 그는 ‘두 되에 5백원’을 외쳤다.예상대로 손님이 많이 몰렸다.
이듬해 손댄 사과장사에서는 또 다른 교훈을 얻었다. 그는 1천원에 20개씩 주는 사과를 취급했고 옆자리 아저씨는 3개에 1천원인 사과를 팔았는데 옆자리의 사과가 훨씬 잘 팔렸던 것.
“구매력이 있는 사람들은 비싸더라도 좋은 사과를 선택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장사를 할 때는 타겟을 어떻게 정해야 가장 수익이 좋을지 우선 파악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죠.”
공고를 졸업하고 샐러리맨 생활을 4년 가량한 뒤 그는 본격적인 창업을 계획했다.
퇴직금 2백만원으로 봉고차를 구입, 슈퍼에 찹쌀떡을 납품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럭저럭 이윤을 남긴 뒤 맥반석 구이 오징어에 손을 댔다. 그 뒤로 오뎅 떡볶이 핫도그 등 품목을 계속 바꿔 가면서 노점상 생활을 계속했다.
“오랫동안 노점상을 하다보니 노점상도 상당히 큰 사업형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것 저것 부딪치는 문제가 많다는게 단점이었죠.”
가장 무서운 문제는 수시로 닥치는 노점상 단속. 또 불량배들의 횡포도 장사를 어렵게 만들었다. 위생상 문제 역시 개선해야할 대목이었다.
그러다 생각해낸 것이 ‘매입형(Shop in Shop)’ 노점상. 슈퍼 편의점 같은 가게의 한 쪽을 빌려 절반만 바깥으로 내는 노점상을 기획한 것.
올해 5월 인천의 한 편의점에 사업 취지를 설명하고 수입의 일부를 주는 조건으로 1.3평을 얻을 수 있었다. 매출은 기대 이상의 대성공. 편의점 30평 매장의 하루 매출액이 2백만원 안팎이었는데 1.3평에서 내는 수익이 60만원 가량이었던것. 단속이나 위생상 문제를 완전 해결했다는 점도 또다른 수익이었다.
“처음 제안을 했을 때는 어떻게 한 쪽 벽면을 허무느냐고 난색을 표하던 주인도 예상밖의 수입에 입을 다물지 못하더군요.”
이렇게 시작한 ‘헬로우 포포’ 체인사업은 옷가게 신발가게 컴퓨터게임방 등 각종 점포와 계약을 맺어가면서 7개월만에 50개점으로 불어났다.
최사장은 창업 희망자들에게 “창업 전문가들이 흔히 말하듯 자신의 경험상 가장 친숙한 업종을 선택하는게 실패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충고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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