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 칼럼]98컴덱스 「PC산업 유망」과시

  • 입력 1998년 12월 14일 19시 27분


11월 중순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98 추계 컴덱스 쇼는 첨단기술의 만찬장이었다. 전시회에 참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PC산업의 밝은 미래를 믿어 의심치 않았을 것이다.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가격은 떨어지면서 크기는 소형화되는 것이 컴퓨터산업의 추세다. 여기에 올 컴덱스쇼가 보여준 또 하나의 경향은 신제품들이 용도에 따라 특화된 기능으로 무장하고 있다는 점.

수많은 관람객이 실리콘그래픽스사의 비주얼 워크스테이션을 보고 탄성을 질렀다. 비주얼 워크스테이션은 현장에서 즉시 비디오 이미지를 편집할 수 있는 고성능 시스템. 스크린 속 정육면체의 6개의 면에는 서로 다른 영상이 담겨 있었다. 이 정도 성능이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최소한 10만 달러는 줘야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실리콘그래픽스사는 내년 1월에 모니터 별도로 4천달러 이하(약 5백20만원)에 내놓을 계획. 이 제품은 비주얼 워크스테이션의 대중화 시대를 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핸드 헬드 컴퓨터도 쏟아져 나왔다. 적외선 통신이나 라디오 시그널을 이용한 네트워킹이 가능한 제품들이 많았다. 휴대전화 일체형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를 비롯해 신용카드 크기의 전자메모장을 내장한 이동컴퓨팅 기기들도 선보였다.

가장 눈길을 끈 핸드 헬드 PC는 스캐너가 달린 ‘캡셰어(Capshare)’. 휼렛패커드사가 내놓은 이 제품은 흑백 문서 50장을 저장할 수 있고 적외선 통신을 이용해 노트북PC에 데이터를 전송할 수도 있다.

컴덱스 전시회를 찾는 관람객수는 해마다 불어나고 있다. 이번 컴덱스쇼에는 인텔이나 IBM같은 고정 참가업체들 보다 오히려 정보가전업체들의 부스가 붐볐다. TV VCR 게임기 카메라 캠코더, 그밖에 홈 네트워크와 연결되는 다양한 디지털 가전제품들이 관객의 눈길을 끌었다.

필름이 필요없는 디지털카메라는 2년전만 해도 화질이 나빠 그다지 호감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수백달러에 불과한 제품들이 고화질과 다양한 기능으로 무장했다. 디지털 캠코더 역시 디지털 카메라와 마찬가지로 인기품목이었다.

올해 주목할 만한 액정디스플레이(LCD)는 3만달러를 호가하는 30인치 LCD였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이 제품은 가격이 비싸지만 높은 해상도로 화질이 선명해 내년 LCD시장을 강타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저장장치 역시 성능은 향상되고 가격은 떨어지는 대표적인 제품군이다. 몇몇 업체들은 아주 작은 크기에 엄청난 용량을 담아낼 수 있는 신제품을 선보였다.

샌디스크(SanDisk)사는 작은 성냥갑 크기에 1백60메가를 저장하는 메모리카드를 내년초 4백65달러에 내놓을 예정이다.

도시바의 리브레토 110은 올해 전시된 제품 중 가장 얇은 키보드를 가진 노트북 컴퓨터였다. 그밖에 비디오 스크린 위에 사물의 이미지를 확대시켜 보여주는 이나바타(Inabata)사의 디지털 현미경과 랩톱컴퓨터를 외부 네트워크와 연결시켜 주는 모빌리티(Mobility)사의 PC카드, Inc사가 출품한 6천달러의 비디오 편집장비 ‘플레이(Play)’도 인상적이었다.

세계는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가 만들어낸 달콤한 기술혁신의 열매를 구경하기에 컴덱스 보다 더 좋은 곳은 어디에도 없다.

〈정리〓정영태기자〉ytce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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