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결결과를 좌우할 20여명의 온건파 공화당의원들은 클린턴대통령이 거짓말한 사실을 명백히 시인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래야만 그들이 탄핵안에 반대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가 17일 전까지 거짓말한 사실을 시인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대통령과 그의 변호팀이 지금까지 보인 행동으로 미뤄볼 때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
맞서 싸우는 것이 반드시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상대편이 당리당략에 따라 행동하고 헌법을 왜곡한다해도 때로는 그들과 타협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클린턴대통령의 ‘낮은 죄질’은 탄핵을 당할 만큼 법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정치와 인간사가 항상 법대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클린턴대통령이 선서를 한 뒤 거짓말을 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며 이처럼 뻔뻔스러운 거짓말을 하고도 처벌없이 그냥 넘어간 경우는 한차례도 없다. 클린턴대통령은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상원에서는 통과되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는 것 같다. 그의 뜻대로 처벌이 견책으로 그칠 수도 있다. 하지만 상원 표결결과에 모든 것을 걸어보려는 그의 무모한 모험은 그가 예전에 백안관 대통령집무실에서 한 무책임하고 자기파멸적이며 부적절한 행태와 너무나 유사하다.
〈정리〓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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