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W사의 설립자인 존 팬더경(1815∼1896)은 영국 맨체스터의 목화상인 출신으로 벤처기업가 정신이 투철했던 인물이다. 19세기 중엽 유럽인들의 눈은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해저케이블 공사에 쏠려 있었다.
그는 목화사업으로 번 돈을 몽땅 해저케이블에 투자했다. 막대한 예산이 소요됐던 아틀랜틱 텔레그라프사의 재정적인 후원자로 나선 것.
역사적인 대서양 해저케이블이 1866년 완공되는 것을 지켜본 팬더경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세상을 바꿀 것임을 직감했다. 그는 1868년 자신의 회사를 설립하고 1872년까지 본격적인 케이블 네트워크 건설에 발벗고 나섰다. 영국 본토와 동아시아, 오스트레일리아까지 연결하고 영국내 도시와 도시를 그물처럼 이어주는 케이블망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생겨난 회사가 앵글로 메디터레이니언을 비롯한 전신전화 업체들. 팬더경은 이 회사들을 토대로 이스턴 텔레그레프를 출범시켰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이스턴 텔레그레프사는 또 다른 변신을 시도한다. 유선인 케이블(Cable)과 라디오의 무선(Wireless)통신을 결합시켜 보다 강력한 커뮤니케니션 업체로 재출범했다. 1차 대전을 겪으면서 교전국의 케이블을 끊어버리는 통신무력화 전략을 경험하게 되자 유선과 무선이 결합된 통신의 필요성을 절감했던 것.
1934년 C&W의 이름으로 재출범한 이 회사는 지금은 음성·데이터를 한꺼번에 제공하는 프레임릴레이, 케이블TV, 개인휴대통신서비스(PCS) 등을 서비스하는 종합통신 서비스사업자로 변신했다. 회사설립 당시 전보를 치는데 사용했던 구리선케이블도 대부분 초고속 광케이블로 교체됐다.
〈런던〓정영태기자〉ytce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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