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명의 변호인 중 사선변호인 2명을 뺀 48명은 모두 당내 율사출신 의원이나 지구당위원장들로 채워졌다.
순수하게 피의자의 인권보호나 충분한 방어권 행사라는 측면에서 변호인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은 분명하다. 아직은 인권의 사각지대가 많은 우리 현실에서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수사기관에 비해 ‘약자’인 피의자가 자신의 권익을 지키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는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초매머드 변호인단을 구성한데 대해 한나라당은 “이회성씨 구속은 이총재를 흠집내려는 의도인만큼 거당적으로 대응한다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50명이나 되는 변호인 중 이회성씨의 변호활동에 나서고 있는 당내 율사는 다섯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대부분은 당의 단결을 과시하기 위해 이름만 빌려준 셈이다.
변호인으로 선임된 의원들의 반응도 각양각색이다. 몇몇 의원은 “당이 어려운 처지에 빠져있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느냐”며 팔을 걷어붙인 반면 상당수 의원들은 “당에서 하자는데 거절할 수도 없어서…”라는 반응이다.
한 의원은 변호인 선임에 앞서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번 변호인단의 허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실례다.
김정훈<정치부>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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