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장래 마리 퀴리를 꿈꾸는 한 여학생이 국가주관 대입시험 30년 사상 처음으로 만점(4백점)을 받아 화제다. 68년 예비고사가 도입된 이래 만점은 처음이어서 이번 수능이 쉽게 출제됐다고는 하지만 비범한 재능의 소유자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립자(素粒子)물리학을 전공한 뒤 세계적 물리학자가 되겠다는 포부도 자랑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그의 포부가 입학키로 한 서울대에서 이뤄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그에 앞서 이미 수많은 선배들이 예비고사나 수능에서 비범한 재능을 보여 기대를 갖게 했지만 아직까지 한국과 노벨상은 멀기만 하다. 물론 한국출신의 세계적 과학자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의 젊은 과학도는 연구할 수 있는 여건이 안돼 피어나지 못한 것은 아닌지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경제주간지 아시아위크가 얼마 전 아시아의 최우수 종합대로 도쿄대를 꼽고 도호쿠대 교토대 홍콩대 싱가포르대에 이어 서울대를 6위에 올린 것은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세계적으로는 8백위라니 말을 꺼내기도 민망하다. ‘제2의 마리 퀴리’가 되기를 바라는 한 영재의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국내대학의 연구여건이 획기적으로 달라졌으면 한다.
임연철<논설위원>ynch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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