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이동국-김은중 「미운오리」…亞대회 탈락원흉

  • 입력 1998년 12월 16일 19시 08분


신세대 축구스타 이동국(19·포항스틸러스)과 김은중(19·대전시티즌).

이들은 요즘 인기의 ‘거품 속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올 프로축구에서의 활약과 아시아청소년축구대회 우승의 주역으로 최상의 인기를 구가한 게 바로 엊그게 같은데 하루아침에 ‘미운 오리새끼’로 추락해 얼굴을 들지 못하게 된 것.

이동국과 김은중은 98방콕아시아경기대회에서 한국축구가 태국에 어이없이 패해 중도 탈락하자 정신력 해이와 투지 실종의 대표적 인물로 찍혀 질타를 받고 있다.

심지어 축구계 일각에서는 출범을 앞두고 있는 올림픽대표팀에서 이들을 제외해야 된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실정.

그러나 코칭스태프의 생각은 다르다.

허정무감독은 “이번 아시아경기대회에서의 참패는 전적으로 나의 잘못이다. 이동국도 최선을 다했으나 컨디션이 살아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현태코치도 “이동국 김은중은 한눈 팔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 다만 성인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경험을 쌓고 기량을 보다 향상시켜야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국과 김은중이 이번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극도로 부진했던 첫번째 이유는 쉴 틈 없이 빡빡한 일정.

프로리그 중도에 청소년대표팀에 들어가 일본 이라크 중국 등 강적들과 격전을 치러 우승컵을 차지한 뒤 곧바로 국가대표팀에 차출된 이들은 불과 2주일 정도 최용수 유상철 최성용 등 선배들과 호흡을 맞춘 뒤 이번 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했다.

아무리 체력이 왕성한 10대라고는 하지만 피곤이 누적된 상태에서 연이어 경기를 거듭하다보니 제실력을 발휘할 틈이 없었던 것.

여기에 이제 겨우 청소년대표로 활약하기 시작한 이들에게 명실상부 국가대표 1진급이 출전하는 아시아경기대회는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

전문가들은 “21세 이하 선수들로 구성되는 올림픽대표팀에서 이동국 김은중을 제외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당분간 이들이 인기의 거품속에서 한발짝 물러나 차분하게 기량을 닦을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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