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며느리감이 다녀간 뒤 어머님께서 그러셨죠. “너도 이제 며느리시대는 가고 시어머니시대가 시작됐구나.” 그 말씀을 듣는 순간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며 가슴이 찡했답니다.
그 어려웠던 시절, 시골에서 농사지으며 7남매를 정성껏 키워주신 부모님의 은혜를 큰 아들인 아비를 비롯해서 모든 자식들이 가슴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아버님 어머님은 제게 시부모님이지만 친정 부모님 못지않은 사랑을 보여주셨지요. 식구가 많은 집이라 크고 작은 집안 행사도 많고 때로 힘들기도 했지만 부족한 저를 많이 이해해 주시고 보이지 않게 아껴주셔서 저는 즐거운 마음으로 지금껏 지내왔답니다.
‘섬기는 것보다 거느리기가 더 어렵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버님 어머님. 이젠 저도 거느리는 일에 더 신경을 써야할 것 같아요. 아랫사람 다스리는 일도 윗사람 모시는 일만큼 어렵겠지만 예전의 제 모습 떠올리며 잘 다스리겠습니다. 시부모님 가르침대로 많이 이해해 주고 잘못하면 야단치고 잘할때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사랑으로 감싸주리라 다짐합니다.
고내헌(전북 익산시 신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