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1백35, 반대 1백35, 기권 1, 무효 1표. 찬성은 야당의 출석의원(1백31명)보다 4표 많았다. 반대는 연립여당의 출석의원(1백39명)보다 4표 적었다. 어떻게 계산해도 연립여당에서 최소한 4표가 이탈했다. 야당은 ‘실질적 승리’이자 ‘정치적으로는 가결된 것’이라며 천장관 해임을 거듭 요구했다. 야당으로서는 한번쯤 해 볼 만한 주장이다. 법적 근거는 없다. 정치적 주장이다.
▼문제는 연립여당이다. 국민회의는 자민련을 의심하는 듯하다. 자민련은 평소부터 안보에 완강하다. DJP연대도 세월과 함께 풍화(風化)될 수 있다. 그렇다 해도 이탈표가 자민련에서 나왔다는 확증은 없다. 국민회의에서 안나왔다는 보장도 없다. 의심은 무익하다. 의원 개개인의 진의가 표시됐다면 이탈표도 나쁠 게 없다. 인사(人事)안건을 무기명 비밀투표로 처리하는 취지도 거기에 있다.
▼여당이 유의해야 할 것은 따로 있다. 안건의 명분이 확실해야 의석수가 완전한 의미를 갖는다는 점이다. 천장관 해임반대는 그만큼의 명분을 갖지 못했다는 얘기가 된다. 지난 8월3일 국회의장 선출을 뒤집어 보면 알 수 있다. 당시 야당에서는 1백49명이 투표했으나 야당의 의장후보는 1백39표(3차 투표)밖에 못 얻어 낙선했다. 야당의원들이 그 후보를 지지할 명분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도 중요한 이유였다.
〈이낙연 논설위원〉naky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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