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항범(趙恒範·40)충북대교수는 그 오랜 해독작업 끝에 16세기 일상어를 생생하게 복원하고 최근 ‘주해 순천 김씨묘 출토 간찰’이란 책으로 펴냈다.
“16세기는 중세국어에서 근대국어로 넘어가는 과도기였습니다. 그래서 이 편지글은 문법 어휘 등 당시 우리말의 변화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소중한 자료입니다.”
이 편지는 77년 충북 청원군의 순천 김씨 묘에서 무덤 여주인공의 미라와 함께 출토돼 커다란 화제가 됐었다. 8년이란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은 글씨가 흘림체인데다 편지글이다보니 그 내용의 축약이 심해 해독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그 내용은 당시의 일상과 애틋하고 흥미로운 사연으로 가득하다.
딸을 그리며 애태우는 모정이며 친정아버지가 바람 피우는 것을 딸에게 하소연하는 내용이라든지 일에 치여 사는 여인네들의 고달픈 삶, 과거시험에 집착하는 양반층의 고뇌 등등.
조교수는 그래서 “16세기 생활상과 문화상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