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왜 붉은악마 인가”…북한서 ‘색깔시비’ 

  • 입력 1998년 12월 28일 19시 15분


한국축구국가대표팀 공식응원단 ‘붉은 악마’의 이름이 또다시 논란의 대상이 됐다.

한때 특정 종교단체에 의해 “왜 하필이면 ‘사탄’을 뜻하는 붉은 악마냐”로 논란이 됐던 이 이름을 놓고 이번에는 뜻밖에 북한측이 이의를 제기한 것.

북한측은 최근 북한을 방문한 한 재미동포를 통해 “방콕아시아경기 여자축구결승전때 북한팀을 응원해준 ‘붉은 악마’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지만 이름에 남한에서 북한을 비방할때 쓰는 ‘붉은’이란 말이 왜 들어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름을 바꿀 생각이 없는지를 넌지시 물어왔다는 것.

그에 따르면 당시 북한응원단및 체육관계자들은 붉은 악마 응원단의 대형 한반도 깃발안에 북쪽은 붉은 색, 남쪽은 푸른색으로 표시하고 위쪽에 검은색으로 통일염원, 아래쪽에 붉은 색으로 붉은 악마라는 글자를 써 넣어 북한을 비방하러 나온 줄 알았다는 것. 실제로 당시 북한팀 관계자가 붉은 악마 응원단에 깃발을 떼어줄 것을 요구해 붉은 악마쪽에서 그 깃발을 떼었다.

반우용 ‘붉은 악마’회장은 28일 “당시 북한팀 관계자가 꼭두각시 노릇 하지말라며 한반도기를 떼고 조용히 응원만 해달라고 요구한 것은 사실이며 지나가는 말로 프랑스월드컵때부터 알고는 있지만 왜 하필이면 붉은 악마냐라는 얘기를 들은 것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또 그런 기회가 오면 그들의 기분은 존중하겠지만 붉은 악마라는 이름을 바꿀 생각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김화성기자〉mar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