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으로 짭짤한 수익을 올린 투자자들은 “언제 이런 재미를 다시 맛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입맛을 다시고 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현금을 최고로 치던(Cash is king) 금융상품 전성시대는 갔다”며 “내년에는 주식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말한다.
자산운용 방식을 ‘저축’에서 ‘투자’로 전환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초보 자산운용가인 일반인들이 위험을 꼬리표처럼 달고 다니는 ‘투자상품’에 알토란 같은 돈을 섣불리 던질 수도 없는 일.
이런 점에서 고수익은 상실했지만 안전을 보장하는 금융상품을 서민들의 자산운용 수단에서 빼놓을 수는 없을 것 같다.
‘99년 재테크 핵심포인트’를 10가지로 정리했다.
(1)안전을 중시하는 투자를 하자〓재테크는 스스로 하는 것. 전문가가 조언을 하더라도 마지막 승부수는 투자자 본인이 던져야하는 것이다. 예컨대 요즘 주식투자가 감칠 맛이 나더라도 퇴직금을 위험이 그대로 노출된 주식에 투자할 수는 없는 것 아닐까. 운용자산의 10% 정도를 주식에 투자하되 직접 종목을 고르는 것보다는 전문가에 맡겨 안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
(2)절세는 재테크의 기본이다〓세금을 덜 내는 방법을 아는 것은 돈을 버는 것과 같다. 현재 예금상품 금리는 연 7∼9% 수준이고 여기서 세금(24.2%)을 떼면 세후수익률은 연 5∼7%로 떨어진다.
이런 때는 세금을 적게 내는 세금우대상품과 세금을 한푼도 내지않는 비과세상품을 최대한 활용하는게 포인트. 비과세상품은 실효수익률이 3%포인트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가능하면 한도껏 불입하도록 하자.
(3)장기상품의 비중을 높인다〓정부의 경기부양 의지를 감안할 때 내년에는 금리가 1∼2%포인트 가량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여유자금을 굴린다면 금리가 낮은 단기상품에 여러번 재투자하는 것보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장기상품에 돈을 묻어두는 게 훨씬 유리하다. 1년짜리 상품비중을 높이는 게 좋다.
(4)비과세저축은 저축기간을 연장한다〓비과세저축(신탁 포함)은 현재 나와있는 금융상품 가운데 가장 수익률이 높은 적금상품이다. 아쉽게도 올해말까지만 가입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상품에 3년짜리로 가입한 사람은 만기가 되기 전에 가입기간을 5년으로 연장하도록 하자. 비과세저축은 만기가 5년이더라도 3년만 채우면 중도해지에 따른 불이익이 전혀없기 때문에 일단 만기연장을 해두는 게 유리하다.
(5)대출받을 때는 유리한 조건을 찾는다〓담보만 있으면 요즘처럼 대출받기 쉬울 때도 없을 것이다. 연초 연 20%까지 치솟던 대출금리는 은행마다 다르지만 연 12%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렇지만 은행 보험 등 금융기관에 따라서는 좀 더 나은 조건으로 돈을 빌려주는 곳이 적지않다. 시장금리가 추가로 떨어지면 대출금리는 지금보다 더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발품을 들인 만큼 대출이자를 덜 낼 수 있다는 얘기.
(6)청약통장 가입자는 때를 기다린다〓청약통장이 없더라도 미분양아파트나 분양권 전매 등을 통해 내집마련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지금껏 부어오던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사람이 더러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청약통장이 있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속 갖고 있는 게 좋을 것 같다. 앞으로 주택경기가 좋아지고 인기지역에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에는 청약통장이 반드시 필요할 수도 있다.
(7)신탁상품은 섣불리 해지하지 않는다〓신종적립신탁 같은 고수익 신탁상품은 주변 금융상품중에서 그만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 있는지를 확인한 다음 해지여부를 결정하도록 하자. 신탁상품은 만기후에는 ‘만기가 자유로운 단기상품’으로 변신한다. 또 분할인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필요한 금액만큼 언제든지 찾을 수 있다. 만기전에 여유돈이 있다면 추가불입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8)퇴직자는 특별중도해지제도를 활용한다〓내년에도 퇴직자들의 행렬은 길어질 전망이다. 수입원이 갑자기 끊기면 그동안 불입하던 금융상품을 해지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퇴직자들은 ‘특별중도해지제도’의 적용을 받아 금융상품 중도해지에 따른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예컨대 비과세저축은 중도해지하더라도 비과세혜택이 유지되고 개인연금은 그동안 받았던 소득공제 혜택을 추징당하지 않는다.
(9)금융상품도 분산투자가 기본〓특정금융상품에 투자자산을 모아 예치하는것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모두 담아두는 것’처럼 매우 위험한 발상이 될 것 같다. 실적배당상품의 경우 채권시가평가제 도입으로 앞으로는 운용에 따른 손실을 고객이 전부 뒤집어 쓰게된다. 따라서 안전 위주로 투자하는 금융기관을 선택하되 투자자산중 일부는 머니마켓펀드(MMF) 단기공사채형 수익증권 등에 예치,유동성을 확보하고 일부는 세제혜택이 있는 세금우대상품에 분산 예치하도록 한다. 그런 다음 여유가 있다면 고수익형 상품인 주식형 수익증권에 한번 도전해보자.
(10)자신이 없으면 전문가에게 맡긴다〓주식투자를 할 경우 일반인들은 직접 종목을 고르는 것보다 자신의 재산을 관리해줄 능력있는 펀드매니져를 확보하는게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이런 전문가가 운용하는 스폿펀드 뮤추얼펀드 주식형수익증권 등에 투자하는 게 그나마 투자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펀드매니저의 경력이나 운용철학, 인간관계 등을 두루 살피고 신뢰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그때 돈을 맡기자.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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