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中 보따리무역」상인 판로 못잡아 울상

  • 입력 1998년 12월 30일 14시 43분


“여행사 등의 말만 믿고 ‘중국 보따리무역’에 나섰다가 낭패를 본 사람이 한두명이 아닙니다.”

인천 중구 항동 인천국제여객터미널 출국장 통관대에서 여행객들의 짐을 검색하는 인천세관 직원들은 요즘 부쩍 늘어난 ‘새로운 얼굴’의 보따리 상인을 대할 때마다 안쓰런 표정을 짓는다. 왕복 20만원 이상의 여비를 들여 서울 남대문시장 등에서 구입한 의류 등을 갖고 중국에 가보지만 거의 팔지 못하고 귀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들 보따리 상인은 퇴직 또는 실직 후 ‘여행도 하고 외화도 벌수 있다’는 여행사의 선전 등을 믿고 보따리 무역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인천∼칭다오(靑島)등 6개 항로를 오가는 한중 국제여객선편으로 한차례에 10∼20명씩 중국으로 떠난다.

그러나 판로를 잡기가 쉽지 않고 대부분 의사소통도 안돼 물건을 그대로 갖고 들어오기 일쑤다. 실제로 3, 4차례 중국을 오가면서 여행경비와 물품구입비 등 수백만원을 날린 사람이 적지 않다.

4년째 인천과 다롄(大連)을 오가며 보따리무역을 하고 있는 이상권(李相權·47)씨는 “중국에 든든한 거래선도 없이 무작정 이 일에 뛰어들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천〓박정규기자〉roches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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