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 생산되고 있는 ‘99 한반도 위기설’도 이와 닮은 점이 많은 것 같다.
이 위기설의 요지는 북한의 핵 및 미사일 개발을 둘러싼 북―미(北―美)관계 악화가 종국에는 군사충돌 위험으로까지 치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외무성과 공안조사청이 발표한 ‘국제정세의 회고와 전망’도 이런 기조다.
곧이어 요미우리신문은 방한(訪韓)한 윌리엄 페리 미국 대북정책조정역이 우리 정부에 ‘금강산관광과 관련해 북한에 거액의 자금이 송금되면 군사비로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했다고 보도했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국제적십자연맹이 대북 식량지원을 중단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모두 오보로 판명됐지만 직간접으로 ‘위기설’의 연장선상에 있는 내용이었다.
이런 위기설에 대해 당사자인 우리 정부조차도 그 배경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현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내각이 일본의 안보역할을 강조하는 자유당과의 연정을 성사시키고 유사시 한반도 주변지역에서의 일본의 군사적 역할강화를 허용하는 ‘미일(美日)가이드라인’ 관련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를 흘리는 것 아니냐는 시선까지 생겨났다.
일본상공을 통과한 북한 미사일충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일본은 ‘불순한 의도’를 의심하는 이웃이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할 것 같다.
김창혁(정치부)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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