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론자들은 2001년부터 새로운 세기가 열리는 만큼 2000년 12월31일에 밀레니엄 행사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일각에선 밀레니엄 행사가 단지 예수의 2천번째 탄생을 축하하는 행사일 뿐 이슬람교도와 불교도, 그리고 유태인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사실 예수의 2천번째 생일은 95년에 이미 지났다. 예수의 탄생연도와 현재 쓰이는 연도가 차이 나는 것은 6세기에 연도 표기방식을 처음 제정한 한 수도사가 예수의 탄생연도를 착각한데서 비롯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수도사가 제정한 연도는 오늘날 전세계의 표준으로 강력하게 자리잡았다. 비록 중국 이스라엘 등 고유의 연도표기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국가도 있지만 이들도 사업상 또는 국제관계상 Y2K문제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밀레니엄을 잘 알고 있다.
이 수도사가 연도표기방식을 제정한 지 1천년이 지나서야 서양인들은 완전히 다른 역사와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좋든 싫든 그들의 요구사항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구상에 다양한 사고와 생각 문화가 존재하지만 우리 모두는 미래를 향해 전진해왔다. 또 같은 방식으로 시간의 흐름을 읽고 있다. 그래서 지난 1천년에 걸친 우리의 긴 여정이 무슨 의미를 갖고 있었는지를 되돌아봐야 한다. 바로 이 점이 밀레니엄을 기념해야 하는 이유다.
〈정리〓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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