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를 읽고]김태겸/정부 경영진단 「공익증진」

  • 입력 1999년 1월 3일 20시 09분


지난해 12월17일자 동아일보 시론에 게재된 서울대 김광웅교수의 글을 잘 읽어보았다. 정부가 21세기 행정시스템을 설계하기 위해 11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정부조직 경영진단’에서 고려해야 할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었다. 정책담당자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글이었지만 몇 가지 오해가 있어 밝히고자 한다.

첫째, 민간컨설팅회사에 경영진단을 맡긴 것은 행정과 경영개념을 혼동하는 것이고 그 결과 공익이 효율성추구로 인해 침해받을 것이라는 오해다. 정부와 기업은 분명 다른 목적을 위해 존재하고 정부의 기능이 미흡하다고 해서 모든 기능을 시장에 맡길 수도 없고 맡겨서도 안된다. 이번 진단은 공익을 효율성으로 대체하자는 것이 아니라 정부부문에 있어 공익으로 위장된 사익의 영역을 가려내고 공익을 더욱 효율적으로 달성하는 방법을 찾는데 경영기법을 활용하자는데 주목적이 있다.

둘째, 경영진단의 초점이 조직개편에만 집중해 소프트웨어 측면은 소홀히 취급되고 있다는 오해다. 가시적 조직개편에만 목적이 있다면 과거에 그랬듯이 행정전문가들과 공무원들이 개편안을 작성하여 전격 단행하면 된다. 굳이 새로운 시도에 대한 많은 우려와 저항을 감수하며 대작업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경영진단에서는 공직사회에 경쟁체제와 성과중심의 운영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성과평가지표 개발 및 운영체계, 경쟁도입을 위한 개방형 임용제도, 고객헌장 제정 등 중요한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설계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개혁주체를 경제기구로부터 분리해야 한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2월 정부조직개편에서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개혁과 예산기능을 연계하기로 했다. 개혁과 예산이 연계되는 것은 개혁프로그램에 대한 사후관리 및 실천력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추진 중인 공공부문 개혁안이 예산에 즉시 반영되고 사후관리가 철저하게 되는 것은 예산기능의 뒷받침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위원회는 정부경영진단에 대한 전문가들의 고견을 겸허하게 수렴해 추진과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임을 약속드린다.

김태겸<기술예산위 행정개혁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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