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의 한 고위관계자는 3일 “SOCO사로부터 넘겨받은 물리탐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지역에 석유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어 지난해 9월 SOCO사와 사업의향서를 체결하고 광구참여를 위한 지분 양도 양수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기업이 북한지역 유전개발에 참여하기 위해 외국회사와 사업의향서를 체결한 것은 삼성물산이 처음이다.
현대는 지난해 10월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의 방북 이후 한국석유공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개발에 참여한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으나 아직은 북한 당국과 석유공사의 접촉을 주선 중인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사업의향서를 체결한 안주분지는 평안남북도 내륙과 서한만에 걸쳐 있으며 면적이 2천㎢에 달한다.
SOCO사는 지난해 안주분지 광구개발권(98년5월∼2000년3월)을 따낸 이후 해상탐사선을 이용한 물리탐사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삼성은 SOCO사로부터 안주분지 광구의 지분 50%를 인수하고 프리미엄으로 1백만달러를 지급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의 한 관계자는 “사업의향서에 이어 정식으로 계약을 하기 위해서는 석유가 있음을 증명할 기초자료가 좀 더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올 상반기 중에 나올 시추결과에 따라 최종 계약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계약 체결단계에 이르면 통일부에 남북협력사업 승인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삼성측 관계자는 “SOCO사는 몽골쪽에서도 유전을 개발 중이어서 중국 닝샤자치구에 예난광구를 갖고 있는 우리측에 북한 서해안지역도 함께 개발하자는 제의를 해 왔다”고 의향서 체결 배경을 설명했다.
사업의향서 체결에는 미국에서 활동중인 석유개발 대북브로커인 명인선박사가 중개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