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오른 이후 한국남자배구가 세계 정상권에서 머무를 수 있었던 것은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콤비네이션 배구’를 구사했기 때문.
이 ‘조직 배구’의 핵심이 바로 세터. 유럽이나 남미선수에 비해 신장과 체력에서 열세에 있는 한국배구가 상대 블로킹을 완전히 따돌리는 절묘한 토스를 구사하는데는 특급 세터가 필수.
제1대 ‘신의 손’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김호철(44)이었다.
‘컴퓨터 세터’ ‘코트의 마술사’ 등으로 불린 그는 78년 세계 4강의 주역으로 활약했고 이탈리아에서 95년까지 현역으로 활동했다.
제2대 ‘신의 손’은 신영철(35·삼성화재). 단신이지만 예측불허의 절묘한 토스를 구사하며 한국배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그는 지금도 선수겸 플레잉코치로 활약중이지만 무릎 부상이 심해 대표팀에서는 은퇴한 상태.
이들 두명의 걸출한 세터가 빠진 한국남자배구. 이제 아시아권에서도 중국 일본에 밀리는 상황에 처했고 올 시드니올림픽 예선을 앞두고 제3대 ‘신의 손’을 찾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각종 국제대회에 매세트 랠리포인트제가 도입됨에 따라 세터의 비중이 훨씬 커졌다.
제3대 ‘신의 손’ 후보는 함용철(29·LG화재) 김경훈(26·대한항공) 방지섭(25·삼성화재) 김병철(28·현대자동차) 최태웅(23·한양대) 등 5명.
함용철은 무명의 굴레를 벗고 최근 절정기의 기량을 과시하며 LG화재의 99슈퍼리그 1차대회 남일반부 우승을 이끌어 국가대표 발탁이 유력시되고 있다.
또 지난해 번갈아 대표팀 세터를 맡았던 김경훈 방지섭 최태웅과 빠른 토스를 자랑하는 김병철 등도 최근 팀내 비중을 드높이며 ‘신의 손’타이틀도전에 부쩍 열을 올리고 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