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반응에는 물론 이유가 있다. 웬만한 대기업들은 유로 출범후에도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 도입초기부터 유로화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이미 작년에 사전준비를 끝냈기 때문이다.
캐논사는 올해부터 도쿄(東京) 본사와 유럽내 계열사간 결제를 즉각 유로로 변경해 실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유럽내 거래업체와의 원활한 결제체제를 갖춰 영업활동 지원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요코가와전기도 마찬가지.
이처럼 유로결제에 들어간 제조업체는 상당히 많다. 유럽 각국별 통화를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 환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다.
마루베니 파이어니어브리지스톤 니혼정공은 유럽 금융총괄회사를 설립해 유럽지역의 자금관리나 조달을 유로로 집중하기 시작했다.
유로로 단일화하면 신규자금차입이나 기존은행채무에 대한 금리가 낮아지기 때문.
이토추상사처럼 아예 회계시스템을 유로출범에 맞춰 변경하는 회사들도 적지 않게 눈에 띈다.
일본 기업인들은 그동안 달러화에 필적하는 유로화가 출범하는 만큼 미국일변도의 경영이나 자금관리만으로는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으며 조속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일본이 전후(戰後)최악의 불황이라고는 하지만 일본기업, 특히 제조업계의 경쟁력은 여전히 세계최고수준으로 평가된다. 유로화 출범에 따른 일본기업의 발빠른 대응을 보면서 일본경제의 성공을 가능케 한 비결 중의 하나를 절감케 한다.
권순활〈도쿄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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