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는 대구향교에 있는 조선시대 경상도 관찰사와 판관 등의 선정(善政)공덕비를 이달 23일까지 중구 경상감영공원으로 이전, 시민들의 역사교육과 전통문화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중구 남산동 대구향교 대성전 앞 광장에는 관찰사 구봉서(具鳳瑞)공의 청덕선정비(인조18년·1640) 등 조선시대 때 세운 비(碑) 26기가 모여있다.
그러나 시는 이들 비문의 주인공이 재임중 선정을 베풀었던 장소인 경상감영공원으로 비를 모두 옮겨 비림(碑林)을 조성, 시민들이 비림을 자주 찾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이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시의 계획에 대해 60년 이상 향교에서 관리해 온 비를 옮기는 것은 △관찰사의 선정을 백성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성문 밖에 비를 세운 본래의 취지에 맞지 않고 △이전과정에서 오래된 비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비림이전’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향교 관계자는 “향교에서 전통교육 공간으로 활용해온 비림을 경상감영공원으로 옮기는 것은 전시행정 성격이 짙다”고 비판했다.
〈대구〓정용균기자〉jyk061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