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처음 한강이 얼었다니, 배삯 대신 얼음길삯을 받았다는 사공이 생각난다. ‘찬 바람 숭숭 파고드는 황새의 빈 둥지’(배한봉)같았던 삶. 노젓는 일보다 힘이야 덜 들지만 한 순간 물귀신이 되기는 매일반인지라, 강물이 어설피 어는 게 제일 싫었다는….
하나, 강물이 어는 아픔을 아는가.
칼 품은 진눈깨비에 맨살 비비며, 온몸에 솟구치는 은(銀)비늘 수정(水晶)비늘에 소스라치며, 쩌억쩌억 밤새 신음을 토해내는….
〈이기우기자〉key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