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희귀 철새 도래지 순천만에 잇따른 화재

  • 입력 1999년 1월 16일 10시 37분


흑두루미 저어새 등 희귀 철새 도래지인 전남 순천만 동천 갈대밭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 방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순천만 일대 30만평의 갈대밭은 세계적으로 90여마리 밖에 남지 않은 흑두루미 등 희귀조류가 월동하는 곳으로 학계 환경단체 등은 습지보전지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갈대밭 인근 농민들은 재산권 제약 등을 우려해 습지보전지역 지정에 반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의 잇따른 화재가 방화가 아닌가 하는 의혹이 일고 있다.

지난 13일 순천시 대대동 순천만 동천하구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2시간여 동안 3천여평의 갈대밭을 태웠다. 이에앞서 지난달 30일에는 순천시 인안동과 대평동 주민들이 동천 인근 논두렁에 쥐불을 놓아 갈대밭 1천2백여평이 불에 탔다.

순천만 보호운동을 벌이고 있는 환경단체들은 두 차례의 불이 갈대밭을 없애기 위한 방화일 가능성이 높다며 97년 경남 창원의 주남저수지 방화사건과 같은 일이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전남지역동부사회연구소 관계자는 “인근 주민에 대한 적절한보상등대책을 세워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순천〓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