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강릉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겨울 들어 현재까지 대관령과 태백지역의 적설량은 0.6㎝. 지난해 이맘때까지 대관령에는 1백83㎝, 태백지역에는 1백19㎝가 내렸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 지난해 48.5㎝였던 강릉지역은 이번 겨울에는 아예 눈이 내리지 않았고 9.8㎝가 내렸던 춘천도 0.2㎝에 그쳤다.
이처럼 눈이 거의 내리지 않는 바람에 스키장들은 자연설 대신 인공설로 슬로프를 유지하느라 엄청난 전기요금을 부담하고 있다. 특히 동계아시아경기대회(30일∼2월6일) 스키경기가 열리는 횡계의 용평리조트는 대형제설기를 24시간 가동하며 인공설을 뿌리고 있는데 지금까지 들어간 제설경비만도 5억원이나 된다.
또 동계아시아경기대회에 맞춰 23일부터 태백산 눈축제를 열기로 한 태백시도 눈이 내리지 않아 안절부절이다. 태백시는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눈조각 경연대회를 위해 12일부터 하루 1백50t 가량의 인공설을 만들고 있으나 경비문제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영동지역 카센터들도 울상이다. 폭설에 대비해 대량 구입해둔 자동차용 체인 등 월동장구가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순환수렵장으로 지정된 강원도의 총포상들도 애태우기는 마찬가지. 눈이 내리지 않는 바람에 야생동물들이 산 아래로 내려오지 않아 엽사들의 발길이 뚝 끊긴 탓이다. 순환수렵장 개장으로 강원도가 거둬 들일 것으로 예상했던 40억원의 수렵요금도 현재 34억원을 걷는데 그쳤다.
이에 반해 버스업계는 때아닌 겨울가뭄으로 희색.
매년 겨울이면 영동 영서를 잇는 고갯길이 눈 때문에 자주 막혀 영업에 큰 지장을 받았으나 올 겨울에는 단 한차례의 운휴도 없이 정상운행 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릉〓경인수기자〉sunghy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