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으로 죽어가던 12세 중국소녀가 30세 대만여성으로부터 골수를 이식받아 생명을 건진 미담이 중국과 대만의 양안(兩岸)관계를 녹였다.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의 12세 소녀 마찬(馬嬋)이 백혈병 진단을 받은 것은 지난해 2월. 골수이식수술을 받지 못하면 3년을 넘길 수 없다는 진단을 받은 마양의 부모는 딸을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지만 허사였다. 외동딸이어서 형제자매로부터의 골수이식이 불가능한데다 중국내 골수기증희망자 5천명 중에는 마양에게 맞는 골수형이 없었다.
마양의 부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난해 9월 대만 화롄(花蓮)의 츠지(慈濟)골수기증센터에 호소했다. 몇달 뒤 대만에서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17만명의 골수기증희망자를 조사한 결과 한 초등학교 여교사의 골수가 동일형임을 찾아냈으며 그가 익명으로 자신의 골수를 제공하겠다고 나섰다는 것.
중국과 대만간 ‘골수 수송협상’이 진행됐고 D데이로 잡힌 15일 골수채취→수송→이식수술을 24시간 내에 완료하기 위한 작전이 벌어졌다.
15일 새벽 화롄의 츠지골수기증센터에서 골수채취작업이 끝나자마자 이 센터의 쑤정광(蕭正光)교수는 골수를 들고 화롄∼타이베이(臺北)는 육로, 타이베이∼홍콩∼항저우는 항공편을 이용해 오후 8시10분 항저우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측의 배려로 통과절차도 생략하고 병원으로 직행했다. 기증된 1천㎖의 골수를 마양의 정맥을 통해 체내에 주입하는 6시간의 수술은 16일 새벽 성공적으로 끝났다.
〈베이징〓황의봉특파원〉heb86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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