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열기도 여느 해보다 높고 경건했다. 비폭력과 사회정의를 주창한 킹목사의 ‘거리운동’이 미국사에서 가장 큰 변화의 길을 열었다는 추모사가 있을 정도였다.
올해 킹 목사 기념일은 지난주 미 프로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이 은퇴를 선언한 뒤라 그 여운이 길게 남았다.
킹 목사는 2차대전 승전이후 번영을 구가하던 미국인 내면의 허위의식을 깨부순 지도자. 킹 목사가 없었다면 백인은 자국내에서 흑인을 2류인간으로 차별하면서 세계를 향해서는 미국이 민주주의의 화신인 것처럼 자랑하는 이중성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킹 목사는 53년 흑백간에 버스좌석을 구분하던 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인도의 간디에게서 배운 비폭력 불복종 운동을 전개한 것을 필두로 흑백간의 제도적 인종차별을 차례로 없애나가다가 68년 비운의 총탄에 생을 마감했다. 미국에는 더이상 인종차별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킹 목사의 공헌이다. 그러나 백인이 흑인을 마음 속으로 같은 국민으로 받아들이고 있을까 하는 점은 언제나 의문으로 남는다. 이점에서 조던은 킹 목사의 뒤를 잇는 위대한 흑인 민권지도자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무하마드 알리나 OJ 심슨과 같은 훌륭한 운동선수도 있었지만 미국국민이 진정 마음속으로 받아들인 선수는 조던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기량뿐만 아니라 절제되고 기품있는 언행으로 흑인이나 백인 모두에게 사랑받는 최초의 흑인선수가 됨으로써 조던은 인종차별을 철폐해야 한다는 말 한마디 없이 코트를 떠났지만 킹 목사 못지 않게 흑인인권신장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홍은택<워싱턴특파원>euntack@dogn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