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습니다. 자칫하면 크게 다칠 수도 있는 아찔한 순간입니다. 그런데도 돌부리를 미워하거나 원망하지 않습니다. 내 발을 걸어 넘어뜨린 돌부리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봅니다.
아이들에게 미움보다는 ‘사랑의 씨앗’을 심어주는 우리의 동시. 때로는 어른들의 가슴을 울리기도 한다. 그리고 이름모를 외국 동화를 읽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진달래꽃의 정서를 느끼게 해주는 우리 창작동화. 민들레 제비꽃 옹달샘 단풍잎 가을밤 고드름 할머니…. 거기엔 잊고 지내던 우리 산천의 아름다움과 애틋한 정이 가득 담겨 있다.
‘우리나라 으뜸동화’(동쪽나라)와 ‘낭송 동시집’(파랑새어린이)은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읽는 바로 우리의 창작동화,동시집이다.
‘어른들은 하늘에 구멍이 뚫려도 큰 구멍이 뚫린 모양이라고 야단들이었습니다. 한수는 어른들의 그런 말이 참 우습게 여겨졌습니다. 하늘에 구멍이 났다면 별들이 먼저 쏟아져 내려올 것이 아니냐고 자꾸만 말하고 싶은 것을 꾹 참았습니다. 하늘 어디에 숨어 있다가 한꺼번에 저렇게 길없는 하늘 사이를 이어오는 것인지. 비는 정말 놀랍고 신기로왔습니다….’(정채봉 ‘꽃다발’)
‘우리나라 으뜸동화’는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서 10년간 동화수업을 함께 한 문학아카데미 동화 동문들의 수상작품 35편을 모았다. 전2권. 각 5,000원.
‘낭송동시집’은 한국어린이시사랑회회원들이 추천한 좋은시를 엮은 학년별 애송동시집.특히 시와 함께 그 감상을 표현할 수있는 낭송법도 함께 실어 엄마와 아이가 함께 동시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사르륵/사르륵//“여보세요./계세요?”//속삭이는/봄비.//소로록/소로록//“누구세요?/나가요.”//내다보는/새싹.’(문삼석 ‘이른 봄들에서’)
가늘게 내리는 봄비와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은 무슨 이야기를 소곤거리고 있는 것일까. 봄이 왔다는 것을 알리는 봄비와 겨울잠을 깨고 부시시 일어나는 새싹의 귀여운 모습. ‘사르륵,사르륵’이나 ‘소로록,소로록’은 봄비 오는 소리와 비슷하게 나직하게 읽어야겠지요. 여기에 단잠을 깨우는 미안한 느낌을 살려서 읽으면 어떨까요? 전3권, 각 6,000원.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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