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서풍은 골칫거리로 바뀌고 있다. 중국대륙에서 떠돌던황사나 대기오염 물질이 바람과 함께 우리나라로 넘어오기 때문이다. 특히 황사현상은 바람의 위력을 실감케 한다. 중국 북부나 몽골의 사막지대에서 발생한 흙먼지가 최대 5천㎞를 비행해 우리상공을 뒤덮는 것이다. 멀고 먼 사막의 먼지가 한반도까지 이동할 정도라면 서해안 바로 건너 중국공장 밀집지대로 인한 대기오염 피해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동안 황사는 3월과 5월 사이에 집중 발생했다. 사막의 건조기인 봄철이 되어야 흙먼지가 다량으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겨울임에도 전국적으로 황사현상이 일어나는 ‘이변’이 엊그제 나타났다. 지난 30년간 1월에 발생한 황사는 이번까지 다섯차례, 서울지역은 처음이다. 먼지의 농도 등 강도(强度)면에서도 중상급으로 평가됐다.
▽황사는 중국의 심각한 사막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중국은 전국토의 27%가 사막이며 해마다 남한 면적의 2.5%에 이르는 토지가 사막으로 변해가고 있다. 원인은 숲을 마구 베어버린 남벌이다. 지난해의 대홍수도 자연파괴에 따른 재앙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의 사막화는 우리에게 ‘강건너 불’이 아니다. 겨울 황사현상이 우연한 결과가 아니라면 중국과의 환경협력을 강화하는 등 조속히 대책을 세워야 한다.
홍찬식<논설위원> chansi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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