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은 전쟁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한국에 투자를 한다. 정치불안으로 전쟁이라도 나면 이들의 투자액은 모두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투자여건은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결국 경제적 활력과 국내정치의 안정만이 불리한 투자여건을 개선하는 유일한 방안이다.
하지만 정치권은 이같은 기대를 저버린 지 오래다. 야당은 자신들이 여당일 때 그토록 비난했던 장외투쟁에 매달리고 있으며 여당은 대화 타협 포용의 정치력에 한계를 드러내며 사법처리 등 강경대응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의 구조조정을 뒷받침할 조세감면책의 입법 등 국회 차원의 경제활성화 기능이 실종되고 있다.
뉴브리지 캐피털은 한국의 경제적 활력을 믿고 과감한 투자를 했다. 신용평가기관인 영국의 피치IBCA와 미국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으로 상향조정해 준 것도 구조조정과 경제적 활력을 평가한 결과다.
구조조정이란 적지않은 은행과 기업의 퇴출, 1백여만명에 달하는 근로자의 해고, 수많은 기업가의 파산을 뜻한다. 결국 이들의 엄청난 희생이 국가위험을 낮추고 신용등급을 향상시킨 것이다.
하지만 소모적인 정쟁이 계속될 경우 국가위험은 커질 수밖에 없고 이는 투자부적격 신용등급으로의 복귀를 초래할지 모른다.
임규진<경제부>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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