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비밀 포커 세계를 무대로 펼쳐지는 영화 ‘라운더스’. 표정과 눈빛만으로 상대방의 패를 읽어내는 치열한 심리게임으로서의 포커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본격 도박영화다. 30일 개봉.
‘굿 윌 헌팅’과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에 출연했던 맷 데이먼이 주인공. 평생을 보장받을 수 있는 변호사의 길을 포기하고 친구 웜과의 우정 때문에 목숨을 건 포커도박에 뛰어드는 청년 역을 맡았다.
‘정전자’‘지존무상’등홍콩 영화처럼 도박이 갱들의 총싸움으로 이어져 결국 시뻘건 피가 화면 가득 뿌려지는 것을 기대하면 곤란. 대신 포커게임을 한 번 쳐보고 싶은 유혹을 느낄 정도로 관객들을 진지한 도박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쟁쟁한 조연들의 연기도 볼 만. 친구 웜 역에 에드워드 노튼, 러시아 마피아와 결탁된 도박꾼 역에 존 말코비치, 법대교수 역에 마틴랜도의 탄탄한 연기력은 영화의 긴장감을 더한다.
정정당당하게 이길 것이냐, 속임수로 승부할 것인가. 야망을 꿈꾸며 베팅할 것이냐, 과욕과 모험을 피할 것인가. 하룻밤의 도박은 어쩌면 축소한 인생의 원리일지도 모른다.
〈전승훈기자〉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