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11개월된 주부입니다. 시부모님 생각만 하면 짜증이 나고 지난 일들이 떠올라 화가 납니다. 그분들 앞에서 내 의견을 분명하게 말하지 못하는 것도 한심하게 느껴집니다. 잘해주시는 것도 없으면서 조선시대 며느리를 원하는 것도 싫습니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도 한편으로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 그것이 거짓으로 느껴져 괴롭습니다.(경기 광명시 철산동에서 한 주부)
▼답
구체적으로 어떤 일로 상처를 받았는지 알 수 없어 자세히 설명드리기 어렵군요. 결혼한지 얼마 안돼 새 환경에 적응하느라 힘들 때인 것 같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인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1백점으로 봤을 때 ‘결혼’은 스트레스 점수가 50점이나 되는 큰 변화입니다. 대부분의 시부모가 며느리를 자신들의 틀에 맞추고 싶어하기 때문에 아마도 제일 어려운 인간관계인 듯싶습니다. 상처받기도 쉽죠.
시부모께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 것은 현실에 적응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죠. 하고 싶은 이야기를 참고 있다고 스스로 어리석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때론 침묵도 필요하죠.
먼저 그분들을 좋아하고 잘해드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세요. 부담감 때문에 더욱 그분들을 멀리 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은 시부모에 대해 알아가는 시기라고 생각하십시오. 친정부모와의 비교는 절대 금물입니다.
성격을 충분히 알았다고 생각되면 그것에 맞추어 의견을 표현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의견을 제시할 때는 자신과 상대방에게 상처가 되지 않으면서 원하는 것을 달성해야 합니다. 누구나, 특히 나이드신 분들은 충고나 비판받기를 원치 않으므로 부드럽게 표현하는 방법을 연습해보세요.
양창순(서울백제병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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